나는 ‘꾼’이다.

* 이 포스팅은 2018년 7월 16일, 필자의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다시 올리는 글이다.

나의 글을 읽어온 독자라면 나의 투자 성향을 이미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의 투자 혹은 트레이딩의 대부분은 옵션과 선물과 연관되어 있다. 
레버리지를 일으켜 보다 보다 큰 수익을 창출하는 게 나의 목적이다. 

내 삶의 영역이 조금씩 넓어지면서 투자에 또다른 인사이트와 도움을 주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나도 내가 아는 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서 포스팅을 쓰고 있다. 

그런 나의 포스팅을 읽는 독자들을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 

먼저, 그냥 포스팅으로 읽어주는 독자들.
그리고, 관심을 가지고 팔로우를 해주는 이웃들.
마지막으로는 옵션이 뭔지도 모르면서 다른 데서 이상한 거 듣고 와서 딴지 거는 부류…일명 ‘딴지충(-蟲)’. 

이미 예전에 비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옵션 트레이딩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인식도 상당히 바뀌었다는 걸 느끼지만, 아쉽게도 필자의 독자 중에서 ‘실제로’ 옵션 트레이딩을 하는 사람들은 아직 그리 많지 않다.
나의 독자층이 확률론과 통계학에서나 나옴직한 예쁜 종(bell) 모양인 표준 정규 분포(standard normal distribution)를 따르지 않는 것은 좀 애석하다.

여기서 잠깐! 

필자가 확률게임이니 표준 정규분포니 해서 확률이나 통계에 해박한 지식이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필자가 말하는 확률은 트레이딩에서 이길 확률이 클지 작을지 정도를 말하는 것이다.
참고로 필자는 학생시절 통계학을 D로 겨우 통과했다는 사실…

어쨌건 한국에 있는 트레이더들은 증권사 차원에서 미국 개별주식의 옵션 매매가 막혀있는 것이 무척 답답하긴 하다. 옵션 트레이딩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데…
바람은 언젠가 한국의 트레이더들도 미국 개별주식의 옵션의 ‘맛’을 볼 수 있는 기회가 허락되기를 바란다.

다시 돌아가서, 필자의 ‘독자층’과 ‘이웃층’은 발전의 가능성이 있지만, 정작 문제는 ‘딴지충’.
옵션 트레이딩을 ‘패가망신’이라거나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패망의 지름길’이라거나 ‘투기’, 또는 ‘제로섬(zero sum)게임’이라는 부정적 인식이 있는 부류이다.

나는 그들이 옵션이라는 투자방식을 이해하고 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말하는 ‘이해’는 원론적인 이론을 아느냐 모르느냐가 아니라, 그들이 주장하는 ‘머릿 속에 들어있다는 그 이론’을 사용해서 실제로 ‘돈을 벌어봤느냐, 아니냐’를 뜻하는 것이다. 

아마도 이들이 옵션을 통해 ‘제대로’ 돈을 벌어본 경험 역시 전혀 없을 것이다.
있을 리가 만무하다.

예를 들어, 이 글을 읽고 있는 그들이 매달 옵션을 통해 $1,000씩 벌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래도 ‘패가망신’을 운운할까? 

그럼 수익을 줄여서 한달에 $100은 어떨까? 
아니 더 줄여서 한달에 겨우 $10씩 밖에 못번다고 가정해 보자.
아마 힘들고 수익이 별로 안나서 ‘안 하는 경우’는 있어도 ‘패가망신’을 운운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그들이 옵션에 대해 주장하는 부정적인 면을 조목조목 반박해 줄 자신이 있지만, 이 포스팅은 반박글이 아니니 정 궁금하다면 지난 포스팅을 참조하시라.

세상은 책에서 보는 것과 많이 다릅니다.

이걸 읽어보란 말이닷!

하지만, 그들의 주장 중에 단 하나 맞는 말이 있다.

투기…

‘투기’에 대한 사전적 정의는 아래와 같다.

투기(投機, speculation)란, 유가 증권 및 파생상품 등의 유동성 자산 혹은 부동산의 가격 변동의 차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보려는 행위를 말한다.

나는 투기꾼이다. 그건 인정하지…

여기까지 읽으면 다들 ‘난 투기꾼은 아냐’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자신들이 ‘진정한 투자자’라고 굳게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은 질문들이 있다.

본인이 보유한 회사의 주주총회에 몇 번이나 참석을 했나 묻고 싶다. 
시간-거리상 제약이 이유였다면, 주주총회 후 회의록은 꼬박꼬박 읽고 있겠지?
분기 실적보고서도 한줄한줄 확인하고 있고?
경쟁회사의 제품 보다 좀 비싸더라도 보유한 회사의 제품을 매일매일 찾아서 애용하는 건 당연하고?

단지 가치투자를 한다고, 장기투자를 한다고, 단타매매나 한하고 옵션 같은 파생투자 피한다고 투기성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니면 HTS나 MTS 매일매일 들여다 보면 투기고, 매일같이 들여다 보지 않으면 투기가 아닌걸까?

난 수익을 올리기 위해 주식을 매매하고, 옵션을 매매하고, 선물을 매매한다.
왜 투자를 하고 트레이딩을 하는지 원래의 목적을 잊으면 안된다.
투자의 궁극적 목적은 “…가격 변동의 차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보려는…” 것이다. 

그게 투기랑 뭐가 다르다는 거지?
그냥 어감 차이?

투기를 그저 ‘악의 축’ 정도로만 치부해서는 안된다.
투기가 나쁜 것이 아니라, 투기와 함께 몰려다니는 욕심과 두려움이 나쁜 것이다.

옵션은 ‘확률’과 ‘리스크관리’가 전부인 게임이다.
옵션은 제로섬(zero-sum)이니 누군가의 피눈물 같은 돈을 울궈먹는 거라고 손가락질 할 필요도, 자책할 필요도 없다. 
그들의 판단이 잘못된 것이고, 그들이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것이고, 그들이 ‘욕심’을 부린 것이다. 

그리고 그들도 이 손실을 통해 교훈을 배우고 있는 중이다. 
필자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설마 주식시장 만큼은 제로섬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지?
주가가 오르면 누군가 그 가격에 계속 사고 있다는 소리이다. 
주가가 오른다고 높은 가격에 매수하는 사람을 걱정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오히려 우리보다 ‘더 큰 바보들’ 덕에 환호를 하는것 아닌가?

솔직해 지자. 
사실 돈 벌려고 하는거잖아…세계평화와 남북통일을 위해서 하진 않잖아?
선수끼리 왜이래?

말로는 아니랜다…..쟤 좀 웃긴듯…ㅋㅋ

사실 투기면 어떻고, 투자면 어떤가?
사실 보는 방향과 눈높이에 따라 투기와 투자는 같게 혹은 다르게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전재산이 $100인 A라는 사람한테 리스크가 ‘$1,000이나 되는’ 매매는 말도 안되는 도박이자 나쁜 투자이지만, $100,000 정도도 푼돈인 B라는 사람에게 리스크 ‘$1,000인 밖에 안되는’ 매매는 위험성이 눈꼽 만큼 밖에 안되는 좋은 투자이다.

그렇다면 A가 볼때, B는 투기꾼일까? 아니면 투자자일까?
내가 하지 못한다고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니다.

참고로 필자의 포트폴리오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지만, 나의 스마트폰은 여전히 삼성이다.
그럼 나는 애국자일까? 아니면 투기꾼일까?

여전히 나는 ‘투기꾼’이길 바란다.

3 Comments on “나는 ‘꾼’이다.”

  1. 딴지꾼들은 남이 잘되는 꼴을 못봐서 그래요.. 자신은 못버는데 자꾸 번다고 하니깐.
    근데, 아무리 봐도 다 좋은 댓글만 있던데 어떻게들 공격을 한데요..
    잘못 이해하고 전재산 몰빵햇다가 화풀이들 하나봐요..
    빌려주고 못받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부주의로 잃었으니 불쌍하지요..

    1. 전에는 모 유명 네이버 카페에 옵션관련 포스팅을 공유했었거든요…
      어찌나 대단들 하시던지…

      옵션 한 번 안해본 분들이 다는 댓글이 주르륵…ㅋㅋ
      심지어 카페 운영진들도 ‘여긴 가치투자를…그러니 옵션은 자제를…’하시더라고요.
      몇 군데에서는 경고조치도 없이 강퇴당한 적도 있고요. ^^
      뭐 ‘평안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라는데 제가 굳이 욕먹어가면서 계속 공유할 필요는 없어서 그만 두긴 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도 한동안 감시차원에서 제 블로그를 다녀가시더라고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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