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젊은 머스마들끼리 모이면 하는 주제 몇 가지 정해져 있지…
여자, 싸움, 그리고 차…
1996년 말쯤, 필자가 영국에 잠시 있을 때 친구들끼리 모여서 차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다.
당시 필자 외에 같이 있던 친구들의 국적은 헝가리, 영국, 독일, 스위스, 그리고 일본 정도로 기억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차량 브랜드를 하나 씩 이야기하는데, 역시 메르세데츠, BMW, 포르쉐, 람보르기니, 페라리 등등…
그러다가 토요타, 혼다…
당시 국뽕 만렙이었던 필자가 놀란 점은 한국 브랜드 차량의 인지도였지…
‘한국’이라는 나라는 ‘들어본 적’있는 녀석들은 꽤 되는데도 아시아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는 일본만 있는 줄 아는 녀석들이 꽤 되더라는 거…
이런 된장…
슬슬 기분이 나빠지려고 하는 와중에, 모인 녀석들 중에서 가장 영어를 못하던 헝가리 녀석이 자기네 나라에서는 사람들한테는 ‘헌다’가 최고라네…
아니 이 xxx가 대놓고 염장을…
일본에서 온 녀석이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혼다’라고 혀짧은 일본 원주민 발음으로 정정을 해줬는데, 이 헝가리 친구가 그거 아니란다.
다른 놈들이 오리지널 빠다 발음으로 ‘혼다’하니까 그것도 아니란다…
그러다가 헝가리 녀석이 종이에 로고를 그리는데, ‘현대’…
필자가 ‘아, 현대…?’하니까 ‘아, 맞다…히욘다이 (Hyundai)’란다.
현대면 어떻고, 히욘다이면 어떠냐…’너 앞으로 내 동생해라’하려다 말았음.
암튼 그 때, 일본 녀석 얼굴에 살짝 스친 쪽팔림과 분함, 오만가지 표정을 읽고 엄청 자랑스러웠음…ㅋ
옛날 이야기 끝!
미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는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는 크게 토요타 (Toyota), 혼다 (Honda), 닛산 (Nissan), 마즈다 (Mazda), 미츠비시 (Mitsubishi) 정도…
그 중에서 토요타, 혼다, 닛산이 가장 인지도가 있는데, 이들의 럭셔리 브랜드가 바로 토요타의 렉서스 (Lexus), 혼다의 아큐라 (Acura), 닛산의 인피니티 (Infinity).
대충 현대의 고급 브랜드가 제네시스 (Genesis)인 걸로 생각하면 되시겠다.
이 중에서 오늘은 렉서스 (Lexus)가 주제.
뭐, 그동안 미국에서 렉서스의 이미지가 조금씩 떨어진 건 사실이다.
심지어 필자가 살고있는 LA 인근에서는 한국사람들이 하도 렉서스를 타서, 렉서스는 ‘장보기용 고급차’라는 이미지가 있던게 사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렉서스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 개선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렉서스가 새로운 전기차량의 컨셉트 모델인 LF-Z를 공개했다.
렉서스 측은 향후 5년간 발표될 20 종류의 신형 혹은 재디자인된 렉서스 차량을 공개할 예정인데, 그 중 이번 LF-Z과 함께 올해 말 쯤 두 종류 이상의 다른 LF-Z 모델이 공개될 예정이다.
지난 2005년 이후 렉서스는 2백 만 대 이상의 대체연료 차량 [electrified model, 필자 주]을 판매했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이 배터리형 차량 (electrified battery-electric vehicles),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 (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s. PHEV), 또는 하이브리드 차량 (HEV)이었다.
렉서스 측에 따르면, 여기에는 일반적인 승용차나 크로스오버 SUV 같은 일상용 차량 뿐 아니라, 스포츠형 모델이나 소위 말하는 운전기사가 모는 (chauffeur-driven) ‘회장님’ 차량도 포함되어 있다고 발표했다.
그와 동시에 2025년에는 전기차량 판매가 순수 내연기관 차량 매출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F-Z의 특징은 곧 렉서스의 모든 전기차량 모델에 적용될 예정으로 알려진 ‘디렉트4 (DIRECT4)’라는 최신 4륜구동 (all-wheel-drive) 플랫폼에 있다.
렉서스 측에 따르면, 이 플랫폼은 배터리와 전기모터의 적절한 배치로 균형잡힌 이상적인 퍼포먼스를 얻을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렇긴 해도, 아직까지 LF-Z는 컨셉트 수준이라서 기술적 결과에 대해 알려진 바는 거의 없다는 건 함정…
일단 최신 전기차 제조사들의 트렌드처럼 일단 배터리는 바닥에 위치시켜서 무게 중심을 낮추었고, 배터리 팩은 바닥에서 차량 종축으로 정렬되어서 차대(車臺, chassis)를 보강하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별도로, 전기모터는 전방과 후방에 위치시켜 운전상황에 따라 전륜구동 (front-drive), 후륜구동 (rear-drive), 또는 4륜구동 (all-wheel-drive)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단다.
그리고 렉서스는 기존의 방향조정이 앞바퀴에 물리적으로 연결된 기계적 연결 대신 자체개발 중인 ‘전기연결 [steer-by-wire, 필자 주]에 의한 조정’ 방식에 기대를 하고 있다. 이 방식으로 좀더 정확하고 세밀한 방향조정이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기존에 발표되었던 ‘by-wire’ 시스템 중에 그닥 쓸만한 것들이 없던 게 사실이기 때문에 이런 기술들은 일단 ‘나와봐야 아는 것’이니 그냥 그런 게 있구나 정도로 이해해도 좋을 듯하다.
그 밖에 제공되는 기능으로는 AR 버전의 ‘전방 시현기 (Heads-up displays)‘가 장착되어 운전자가 네비게이션이나 오디오 시스템, 속도계 등의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일반적인 기능이긴 하지만, 운전대에 거의 모든 스위치를 장착해서 운전자의 주의를 분산시키지 않고 부가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단다…
또한 인공지능 (AI)를 이용해 운전자는 음성명령으로 자동차를 제어할 수도 있다. 탑재된 인공지능은 운전자의 선호도, 운전경로, 식당의 예약 등의 기능을 인식하고 학습한 후 해당 운전자의 운전습관에 적용할 수 있다.
부가기능으로는 디지털 스마트폰 키 (digital smartphone key)를 적용해서 대리운전을 위해서 차키를 주고받는 상황이 필요없게 되었다.
살펴본 몇몇 기능은 아직까지는 너무 과하다 싶은 점도 있지만, 몇 년 이내에 아주 보편적으로 사용하게 될 기능이 아닐까 싶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특정 몇몇을 제외하고는 아마 수동변속기로 운전을 해 본적 없을 것이다.
심지어 그게 뭔지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런 운전자에게 편의를 주는 기능들이 늘어나서 좋기는 한데…
이러다가 인공지능 아니면 운전도 못하는 세상이 되지는 않을까 은근 걱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