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전지에 리튬이 있다, 없다? (feat. 붕어빵 속 붕어)

우리가 보통 ‘리튬전지’라고 부르는 배터리는 ‘리튬이온 전지’가 정식명칭이다.
리튬전지는 노트북, 전화기, 전기자동차 (EV) 등 우리 일상생활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 포스팅에서는 리튬전지에 대해 아주 간단히 개념만 ‘핥고’ 가기로 한다.
가끔씩 나름 전문지식을 뽐내고 싶어 필자에게 딴지거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필자에게 걸 딴지가 아니라 직접 해당 기업 연구팀에다가 하시기 바란다.
필자의 포스팅은 학술논문이 아니다.

다들 아시는가?
‘리튬’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이름이 무색할 만큼 리튬전지에 포함되어 있는 리튬의 양은 아주 적다는 사실.
리튬전지의 중량대비 리튬은 겨우 2% 정도 밖에 없다는 것이다.
붕어빵에 붕어가 없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된다.
그래도 리튬 전지에는 최소한 리튬이 들어있기는 하다.

싱싱한 횟감용 붕어빵

리튬이온 전지는 고순도로 정제된 다양하고 복잡한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각 원료들은 에너지의 저장능력, 퍼포먼스, 그리고 전지 자의 안전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다.

전형적인 니켈-망간-코발트 리튬이온 전지를 구성하는 재료물질의 무게대비 백분율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백분율로 나타낸 수치는 전지의 무게를 기준으로 한 수치 (w/w)임을 알린다.

알루미늄 (Aluminum) 32%
뜻밖에도 전지 중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알루미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루미늄은 전지의 전기화학적인 반응에는 아무런 역할이 없다.
테슬라나 파나소닉에서는 니켈-코발트-알루미늄 (NCA) 복합체를 사용한다고는 하지만, 적어도 리튬전지에서 알루미늄은 어디까지나 엑스트라 ‘지나가는 행인1’이다.

흑연 (Graphite)  18%
구상흑연 음극재(spherical graphite anode material)은 전지를 충전할 때, 리튬이온과 전자를 저장하였다가 사용시 (방전시) 내어주는 역할을 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99.99% (보통 four-9으로 부름) 이상의 순도가 필요하다.

니켈 (Nickel) 10%, 망간 (Manganese) 3%, 코발트 (Cobalt) 2%
니켈-망간-코발트 (NMC) 산화물은 배터리 사용시 (방전시) 흑연 음극재에서 나온 리튬 이온을 잠시 받아두었다가 충전시 내어주는 역할을 하고있다.
현재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생산되는 코발트는 글로벌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점은 분쟁광물 (Conflict Minerals Reporting Template, CMRT )의 개념이다.

콩고민주공화국 (Democratic Republic of the Congo, DRC) 또는 그 인접국가 등 분쟁이 발생하고 있는 국가에서 생산되는 주석, 탄탈럼 (Tantalum ), 텅스텐 및 금 등의 광물들은 매각대금이 해당 국가의 무장 세력의 자금원이 되어서 자국민 학살, 아동 및 강제 노동, 여성 학대 등 인권이 유린 때문에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
따라서 사전의 충분한 계획없이 무턱대고 관련 주식만 찾아들어가다 보면 낭패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하기 바란다.

구리 (Copper) 6%
전지 역시 전기장치의 일종이기 때문에 구리가 사용된다.
이는 전기전도성이 좋은 이유 뿐 아니라, 전지에서 발생하는 열 (heat)을 효과적으로 배분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전해질 (Electrolyte) 9%
전해질은 리튬 이온이 양극과 음극간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보통 에틸렌 카보네이트 (EC), 프로필렌 카보네이트 (PC), 에틸 메틸 카보네이트 (EMC), 다이메틸 카보네이트 (DMC), 다이에틸 카보네이트 (DEC), 플루오로에틸렌 카보네이트 (FEC), 바이닐렌 카보네이트 (VC) 등을 혼합하여 제조하는데 한 번씩 읽어보고 이런 게 있구나 정도로도 충분하다.

플라스틱 (Plastics) 5%
내외부 포장재 및 원료물질 저장 공간을 구성하여 먼지나 습기로부터 전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 외에는 내부적으로 전극과 전극을 분리시키는 분리막 (separator)으로도 사용한다.

 Other 13%
습식야금 (濕式冶金, hydrometallurgy) 과정을 거치며 발생하는 부산물.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늘의 주인공인 리튬.

리튬 (Lithium) 2%
아주 놀랍게도 리튬전지에서 리튬이 차지하는 비율은 겨우 2%에 불과하다.

리튬은 이온상태가 되어 충전시에는 양극 (anode)에서 음극 (cathode)으로 이동하고 방전시 (사용시)에는 반대 방향으로 이동한다.
그냥 쉽게 말해서, 배터리를 충전하고 재사용하는데 중심역할을 하는 재료가 리튬이라는 것이다.
단팥빵의 단팥이고, 간장게장의 게장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인 리튬이 모든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는 것이다.

특히 리튬이온 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높고 저절로 방전되어 버리는 자가방전율 (self-discharge rate)이 낮아서 비교적 오랫동안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거리용 전기차량의 배터리로 각광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리튬이라는 물질자체가 아주 가벼운 희토류 (rare earth metal)이기 때문에 기기의 무게가 곧 경쟁력이 되는 휴대용 기기의 전력원에 유용하다는 장점이 있다.

리튬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번째는 광산에서 암석의 형태로 채굴하는 것이다.
현재 호주가 세계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2019년 기준 글로벌 리튬 생산량은 77,000톤 중에서 42,000톤이 호주에서 생산되었다.

또다른 방식은 리튬이 포함된 염수 (brine)를 지하수를 내장한 침투성 지층인 대수층 (帶水層, aquifer)까지 퍼올린 후 3년에서 5년동안 수분을 천천히 증발시켜 염 (salt)의 형태로 채취하는 방식이다.
주로 남미 쪽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이와 같은 방식으로 칠레는 세계 생산량의 21.5%를, 그리고 아르헨티나는 8.3%을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브라질과 볼리비아도 유사한 방식을 도입중에 있다.

그런데 문제는 광산채굴이던 자연증발 방식이든 채취 후 중국으로 보내진다는 것이 가장 문제.
2020년 기준, 중국은 리튬소재의 51%, 코발트 소재의 62%을 독점하고 있으며, 구상흑연재 (spherical graphite)의 경우 전량 독점하고 있다.
그러니 중국이 자꾸만 희토류 공급을 재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이다.
하루 빨리 중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를 바랄 뿐이다………만, 현실은 아직 암울하다.

여기까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리튬전지의 내부를 대충 살펴보았다.
가능한 한 어려운 내용은 피하거나 풀어쓰려고 했는데도 워낙 쉬운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내용이 많아서 딱히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무척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이었을 수도 있다.
그냥 일반상식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도 무방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어려운 내용으로 포스팅을 썼느냐?
필자가 대학원에 다니던 1998년 당시 추진하려던 프로젝트 주제 중의 하나가 ‘해수 중의 특정 원소 추출’이었다.

바닷물에는 소금 성분 뿐 아니라 엄청난 양의 미네랄, 중금속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중금속 성분만 추출해 내고 나머지는 바다로 돌려보낸다는 것이 컨셉이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양오염을 반전시킬 수도 있고, 바닷물 속에 특정원소를 선별추출해서 산업소재를 확보할 수도 있어서 참 괜찮은 아이디어였는데 당시 수준으로는 바닷물 속에 포함된 수많은 방해요인 때문에 프로젝트를 추진하지 못하고 포기했다.
아마도 지금은 장비나 지원이 발전했으니 어디선가는 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곳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그 때 타겟이었던 특정원소가 바로 ‘리튬’이었다.
아마 그 프로젝트가 성공적이었다면 필자의 인생이 달라졌을 수도 있겠지?

이와 비슷한 컨셉으로 발전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바로 ‘담수화 (desalination)’이다.
담수화라는 것은 바닷물을 다양한 여과과정을 통해 걸러내서 음용이 가능한 담수로 만드는 시스템을 말하는 것이다.

필자가 이런 담수화 시스템에 중심을 두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로, 담수화를 위한 필터를 발전시키면 바닷물 속 특정 원소의 추출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너무 전문적인 의견은 혼동만 불러일으키니 생략하고, 결론만 말하자면 앞에서 남미에서 처럼 염수의 자연증발 이전에 몇 단계의 필터링을 거치게 해서 좀더 순도가 높은 원소를 손쉽게 채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그 여과과정의 적용이 얼마나 어려울 지, 과연 수익성이 있는 과정인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다만 ‘가능성’의 면에서는 상당히 가까와졌다고 판단한다.

두번재로, 글로벌 음용수의 부족현상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97%가 바닷물의 형태로 존재한다.
그리고 약 2%는 극지방에 빙산과 얼음의 형태로 존재한다.
담수는 1%도 채 안되는데 그나마도 공기중 수분과 구름의 형태도 여기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출처: https://oceanservice.noaa.gov/facts/oceanwater.html#:~:text=About%2097%20percent%20of%20Earth’s,in%20glaciers%20and%20ice%20caps.)

결국 현재 전세계 11억 명의 인구가 마실 물이 부족하고, 총 27억 명의 인구는 일년에 최소 한 달 이상 물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https://www.worldwildlife.org/threats/water-scarcity)

이런 문제점들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바로 담수화 시스템이 아닐까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이 시스템 운영을 위해서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쉽게 대중화되기에는 시간이 걸릴 듯 하다.

하지만, 인명도 살리고, 환경도 살리고, 산업도 살리고…
무엇보다 우리의 계좌도 살릴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아래는 필자가 관심을 두고 있는 담수화 시스템 설계 기업이다.
세 기업 모두 아쉽게도 ADR의 형태로 거래되고 있다.
해당기업의 펀더멘털을 통해 분석한 것도 아니고, 단순한 매출기준의 스크리닝이니 절대 매수-매도의 의견이 아님을 밝힌다.
해당 기업분석은 추후 ADR 분석을 통해 공개해 볼 예정이다.

Acciona (OTCMKTS: ACXIF)
Suez (OTCMKTS: SZSAY)
Veolia Environmental (OTCMKTS: VEOEY)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 늘 과격한 수익을 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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