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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살까 말까? (feat. EU의 충전단자 표준화)

유럽 집행위원회 (European Commission)가 권역내 모든 국가에 적용될 USB C-타입 충전기를 기종에 관계없이 표준기기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들어서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일을 벌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현재 EU 내 소비자들의 대다수가 평균 3 종류 (애플의 라이트닝 케이블과 마이크로-USB 케이블, USB C-타입 케이블)의 충전기를 보유 중이고, 이 중 2개 정도를 매일 사용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중 38%의 소비자들이 충전단자가 기종간에 호환이 안되기 때문에 약 24억 유로 (27억 7천만 달러) 가량을 추가로 지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인구 4억 5,000만 명의 거대 단일 시장인 유럽시장에서 분실 및 고장 등의 이유로 사용되지 않거나 버려지는 충전기들은 매년 1만 1천 톤의 쓰레기를 발생시켜 환경오염에 일조를 한다는 의견이다.

따라서 유럽연합에서는 불필요한 충전기 구입을 방지하고 동시에 사용하지 않고 버려지는 충전기들의 수를 줄이기 위해 이같은 법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좀 논리의 비약이 좀 심하지 않나 생각한다.
만약에 모든 기기의 충전단자를 통일한다고 충전기 수가 크게 줄까?

4명의 가족 구성원 모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중인 가족의 예를 들어보자.
과연 1-2개의 충전기로 돌려쓰는 집이 얼마나 될까?
게다가 남편과 아내가 맞벌이인 경우, 회사 사무실에 충전기 하나씩은 가지고 있지 않나?
그럼 벌써 4인 가족의 경우 최소 6개의 충전기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인데, 충전단자 표준화로 이걸 줄이겠다고?

게다가 기존에 애플 아이폰 사용자가 가지고 있던 라이트닝 충전기는 버려야 하는데?
이건 쓰레기기 아닌걸까?
아마도 그냥 애플이 꼴보기 싫었던 건 아닐까?

어쨌거나 법안 내용은,

무선 충전기를 제외한 모든 유선 충전기는 USB C-타입 충전단자를 제공해야 한다.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riginal equipment manufacturing, OEM) 방식으로 생산된 모든 스마트폰, 태블릿, 카메라, 헤드폰, 휴대용 스피커나 비디오 게임 콘솔, 휴대용 기기 등은 표준화된 (standardised) 충전단자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이 규정은 일단 유럽 단일 시장의 30개 국가 권역 내에서 판매되는 전자 제품에만 적용되지만, EU의 엄격한 개인 정보 보호 규정처럼 사실상 국제표준이 될 가능성 때문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로이터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EU의 이런 움직임이 혁신에 반대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애플은 모든 휴대폰이 단일 충전 케이블을 지원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며 오히려 유럽과 전세계 소비자들에게 해를 끼칠 것이라고 반발했다.

유럽 집행위원회는 이 방안이 유럽 의회 (European Parliament)와 유럽 이사회 (European Council)에서 채택되고 나면 약 2년의 유예기간 후 정식으로 발효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EU의 새로운 규정이 적용되면 애플의 주변기기 매출이나 디자인 변경 등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될 것으로 애플에 있어서는 악재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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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그렇다면 필자는 당신의 의견과는 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자, 여기서부터는 필자의 철저한 뇌피셜이니 당신이 팩트만 바라보는 스타일이라면 이쯤에서 그만 읽고 되돌아가시기 추천한다.

일단 EU의 표준화 방안에서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점은,

무선 충전기를 제외한…

…이라는 점이다.
즉, 유선 충전 없이 무선 충전만 가능한 기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강제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게 무슨 말이다?

만약 유럽연합이 무리하게 충전단자를 USB C-타입으로 표준화시킨다면 애플의 다음 수순은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서 라이트닝 충전단자 자체를 없애고, 나아가서는 애플의 휴대용 기기에서는 wireless charging only 방식으로 갈 거라고 예상한다.

이미 애플이 아이폰에서 이어폰 단자를 없애면서 본격적인 무선 이어폰 시대를 연 것을 보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애플이 지난 2016년 아이폰 7부터 이어폰 단자를 제거하자 소비자의 비난이 거셌던 것을 기억하는가?
하지만 지금에는 아이폰의 이어폰 단자 제거는 혁신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2021년 7월 19일, 애플은 최신 무선급속 충전기 맥세이프 (MagSafe)를 출시했다.

사실 애플은 내심 유선 충전을 없애고 무선충전만으로 가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문제는 애플이 먼저 충전단자를 없앨 것이라고 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어폰 단자를 제거했을 때도 그랬다’라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이어폰과 충전기의 중요성을 비교하기에는 무리다.
이어폰이 없어도 전화를 걸고, 웹 서핑을 하고, 쇼핑을 하고, 지도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충전이 안된다면…?

콜라는 안마시고 살 수는 있지만, 물을 안마시고 살수 있을까?

그런데 이게 왠걸?
유럽연합에서 알아서 판을 짜주는 셈이 되니 애플은 아주 자연스럽게 원하는 방향으로 진행이 가능해 진다는 거다.

게다가 이번에 MagSafe를 통해 무선충전을 소개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시장의 거부감은 확실히 낮아진 상태이니 금상첨화가 아닐까?

2020년 한 해 동안 애플은 총 1억 9,400만 대의 아이폰을 판매했다.
만약 유럽연합의 결정으로 아이폰이 무선충전만 지원하게 되는 경우, 이 중에서 기기 업그레이드를 거친다면 어차피 무선충전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게 된다.

2021년 10월 31일 애플의 라이트닝 충전 케이블 가격은 $19.00이다. 반면에 MagSafe 충전기의 가격은 $39.00로 약 2배 이상 비싸다.

만약 2020년 아이폰을 구매한 사용자 중에서 절반인 9,700만 명만 무선충전이 가능한 신형 아이폰으로 바꾸고 $39짜리 기본형 MagSafe를 구매한다고 해도 37억 8,300만 달러의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

이게 왜 대단하냐 하면, 애플의 주변기기들은 애플의 기준을 따를 수 밖에 없어 애플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무선충전 기기가 단순 라이트닝 충전 케이블 보다는 고가이면서도 더 높은 마진으로 판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애플 입장에서는 잃을게 없다는 거다.

거기에 추후에 무선 데이타 송신 같은 기능이 추가된 더 고가의 기기를 출시하면 또다른 매출이 발생하게 된다는 거다.

그런데 과연 이런 행보가 시장에 통할 것일까 궁금하지?
해답은 애플의 탄탄하고 거의 신앙에 가까운 팬덤때문에 가능하다.
무엇보다 애플의 골수팬들에게 충전단자를 안드로이드와 공유한다는 건 자존심 상하는 일일 수 밖에 없다.

애플 인사이더의 2021년 3월 16일자 기사에 따르면, 애플의 브랜드 충성도는 2019년의 90.5% 보다 높아진 92%로 같은 기간 삼성의 브랜드 충성도가 85.7%에서 74%로 낮아진 것과 비교된다.

출처: https://appleinsider.com

메르카토 어드바이저리 그룹 (Mercator Advisory Group)에서 발간한 2019 미국 페이먼트 인사이트 (2019 U.S. PaymentsInsights – Technology and Fraud: Consumer Concern Is Real) 보고서에서는 미국 소비자의 87%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중 55세 이상의 소비자 중 75%, 그리고 18세에서 34세 사이의 소비자 중 95%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연령대 별 스마트폰 기종을 살펴본다면, 55세 이상의 연령대에서는 28%:47%의 비율로 안드로이드 폰이 압도적으로 우세하지만, 35세에서 54세의 연령대에서는 38%:56%로 상황이 바뀌며, 18세에서 34세의 연령대에서는 58%:42%로 오히려 애플 사용자의 비율이 더 많아진다.

출처: https://www.paymentsjournal.com

다시 말하자면, 현재 18세에서 34세 연령대가 구매 결정 (buying power decision)의 주체가 되어갈 수록 애플에게 시장 상황은 애플에게 더 유리하게 움질일 것이라는 예상을 해 볼 수있다.
따라서 애플 사용자의 충성도와 구매력을 감안했을 때, 유럽연합에서 추진 중인 USB C-타입 표준화는 애플에게 오히려 호재가 되지 않을까 판단된다.
아마도 표준화 지정 이후 큰 폭의 조정 이후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판단한다.

이 포스팅에선는 아이폰의 판매량 만을 감안했지만, 아이패드 사용자까지 감안한다면 잠재매출 규모는 더 커질 것이다.
참고로, 2020년 애플은 7,100만대의 아이패드를 판매했다.

짧게는 유럽 연합의 USB C-타입 표준화로부터 2년에서 5년 정도까지가 매집기간이 아닐까 판단된다.
어디까지나 철저히 주식공작단의 뇌피셜이니 참고만 하시고 투자는 본인의 결정에 따라 진행하시기 바란다.

* Disclaimer: 주식공작단은 현재 애플주식을 보유 중임을 밝힌다.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늘 과격한 수익 내시기 바란다.
이 포스팅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의 글이 아님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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