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들어 가장 핫한 이슈로 눈길을 끄는 회사 중의 하나가 바로 테슬라이다.
지난 2021년 11월 6일, 엘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통해 6,300만 명의 팔로워에게 자신의 테슬라 지분 중 10%를 매각해야 할 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결과는 총 3251만 9,252명이 참여해 57.9%의 비율로 매각에 찬성했다.
그리고 애초 설문조사의 결과를 따를 것이라는 약속 대로 엘론 머스크는 지난 며칠 간 450만 주의 테슬라 주식을 매각해 약 50억 달러를 현금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후 엘론 머스크가 보유 중인 테슬라의 주식은 1억 6,700만 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2021년 11월 12일자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엘론 머스크는 이번 주 초 50억 달러 규모의 매각 이후 목요일 추가로 6억 8,700만 달러 규모의 63만 9,739주를 $1,056.03에서 $1,104.15로 매각했다고 보도했다.
왜 이런 일을 벌이는 걸까?
그의 숨은 의도는 무얼까?
2015년 영화, ‘빅 쇼트 (The Big Short)의 주인공인 마이클 버리 (Michael Burry)는 엘론 머스크의 이번 주식 매각은 전적으로 그동안 엘론 머스크의 8,830만 주를 담보로 빌린 개인채무 변제를 위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는데 개인적으로 신빙성은 낮다고 본다.
그렇다면 주식공작단의 의견은 뭔데?
머스크가 또 머스크 했다.
역시 엘론 머스크 다운 파격적인 행보이긴 하나, 이번 매각은 그가 스톡옵션을 행사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게 정설이다.
왠 스톡옵션이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 스톡옵션은 이미 지난 9월 14일부터 미리 계획되어 있었던 것이다.
9월 14일?
이미 설문조사 이전에 계획이 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테슬라의 이사이자 엘론 머스크의 동생인 킴볼 머스크 (Kimbal Musk)가 지난 금요일, 그러니까 엘론 머스크가 트윗으로 설문조사를 하기 바로 전날 1억 1천 만 달러 어치의 주식을 매각했다는 것이다. 아직은 SEC에서 머스크 형제나 테슬라에 대해 조사를 한다는 소식은 없지만 뒷맛이 개운하지는 못한 소식이다.
역시 머스크가 머스크했다.
어쨌거나 결과적으로 엘론 머스크와 그의 트러스트 (Trust)는 11월 8일부터 11월 10일에 걸쳐 40억 달러에 달하는 360만 주의 테슬라 주식을 매각했고, 220만 주에 해당하는 스톡옵션의 권리행사 후에 다시 93만 4천 주의 테슬라 주식을 매각해 추가 11억 달러를 확보했다.
내부자들의 주식 매각은 분명 해당기업에는 악재임에 틀림없다. 특히 최고경영자의 자사 주식매각 소식은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아주 민감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이번 엘론 머스크의 주식매각은 최고경영자의 자사주 매각으로는 사상 최대치란다.
이번 경우도 엘론 머스크에게는 세금납부라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기는 하더라도 즐겁지만은 않다.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조스 (Jeff Bezos)도 2021년 상반기 동안 약 2백 만 주를 매각해 66억 달러를 확보한 적 있으며, 그 이후 지난 2021년 11월 5일에도 33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각한 적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확보된 자금은 블루 오리진 (Blue Origin)의 투자와 자선사업을 위해 사용될 것이라고 알려져 아마존에 크게 악재는 아니었다.
사실 엘론 머스크가 보유 중인 주식을 매각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리서치 기업 이퀼라 (Equilar)에 따르면, 가장 최근 엘론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매각했던 때는 2016년이었고 그 당시 역시 스톡옵션을 행사해서 총 5,503,972 주를 인수하고 2,782,670주를 매각해서 6억 달러에 달하는 소득세를 낸 적이 있었다.
어쨌거나 엘론 머스크는 지난 월요일 (2021년 11월 8일) 스톡옵션의 권리행사를 진행했고, 이제 2022년 8월 22일 전까지 2천 만 주에 달하는 추가 스톡옵션의 권리행사를 진행해야 하는 입장이다.
스톡옵션 부자, 엘론 머스크
그런데, 엘론 머스크는 왜 이렇게 스톡옵션을 많이 가지고 있을까?
트위터에서 밝힌 바와 같이, 현재 엘론 머스크는 현금으로 지급되는 연봉이 없다. 따라서 그로서는 임금으로 현금흐름은 전혀 없는 상태이다. 대신 테슬라로부터 일련의 성과급을 스톡옵션으로 받는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이사회는 이미 통과된 ‘2018년 CEO 성과보상 (2018 CEO Performance Award)’ 계획에서 엘론 머스크에게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매 500억 달러 상승하고 6개월 이상을 유지할 때마다 한 번 [tranch]씩 총 12 단계 (tranch)에 걸쳐 스톡옵션을 주기로 정했다. 성과보상의 기간은 총 10년으로 각 단계 마다 845만 주를 배정받게 되며 시총이 6,500억 달러를 넘어서게 되는 경우에는 기간을 연장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뭐가 보이는가?
매각이 이게 끝일까…싶지만 아쉽게도 아마도 주식매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엘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보유 지분의 10%를 매각한다고 밝혔으니까 이 약속을 이행하려면 총 210억 달러에 달하는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따라서 추가 1,200만 주 가량을 더 매도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복병은, 엘론 머스크가 자신의 지분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약속한 ‘10%’의 정확한 규모가 나온다는 것이다. 엘론 머스크의 자유로운 영혼을 감안한다면 10%가 10%가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엘론 머스크의 주식매각으로 테슬라의 변동성이 증가할 것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다만 엘론 머스크의 행동과 발언에 대한 해석에 따라 변동성이 증가할 것으로 본다
벤 실버맨 (Ben Silverman) ,인사이더스코어 (InsiderScore) 리서치 센터장
둘째, 아직 엘론 머스크가 2022년에 만기가 되는 2천 만 주 이상의 스톡옵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 옵션을 행사한다면 납부해야 할 세금은 150억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세금은 어떻게 내지?
현재 엘론 머스크에게 보유 주식 매각 이외에는 그와 같은 높은 액수의 세금납부를 할 수 있는 여력은 없다.따라서 이 스톡옵션의 만기일이 다가오는 내년 8월에 테슬라 주가의 변동성이 다시 한 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변동성만으로 보자면, 엘론 머스크의 CEO 성과급 플랜이 2018년에 시행된 10년짜리 계약이기 때문에 2028년에 가장 큰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그 밖에는 알아둘 거는…?
지분 매각이 엘론 머스크의 테슬라 내 입지를 약화시킬 수도 있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메타 플랫폼 (Meta Platforms, 전 페이스북)이나 알파벳 (Alphabet)과 달리 테슬라에는 차등의결권 주식 (dual class stock)이 없다. 즉, 보통주보다 몇 배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가진 별도의 주식이 없기 때문에 엘론 머스크에 있어서 주식수는 테슬라 내에서의 권력 (power)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상징성 있는 엘론 머스크의 영향력이 감소된다는 건 테슬라에게 분명 득이 되지는 않을 것이고 따라서 주식 매각은 엘론 머스크로서도 그다지 유쾌한 일은 절대 아니라고 판단된다.
또다른 한 가지 생각해 봐야 할 점도 있다.
세금은 엘론 머스크가 스톡옵션에 대한 권리행사를 한 후에 부과되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미리 설레발 치면서 세금을 내야하니 보유주식을 파네, 마네 떠들 건 아니라는 거다.
엘론 머스크가 스톡옵션으로 실물주식을 매수한다면 권리행사 당시 테슬라 주가와 스톡옵션 행사가격의 차이가 과세대상이 된다.
결국 엘론 머스크가 트윗질을 한 결과로 인수하는 주식의 가격이 하락해서 스톡옵션 권리행사로 납부할 세금을 줄이려는 의도라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기는 하다.
그렇기는 해도 스톡옵션의 권리행사를 월요일 장시작과 동시에 진행했다고 하더라도 2021년 11월 5일 종가와 2021년 11월 8일 시초가와의 차이가 4.84% 차이인데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스톡옵션의 권리행사의 성격을 만기에 딱 걸쳐있어서 어쩔 수 없이 한다기 보다는 조기 권리행사에 가깝다고 본다면 어떨까?
그렇다면 엘론 머스크는 향후 주가상승을 기대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어쩌면 교묘하게 이를 통해서 테슬라 이사회에서 또다른 일련의 성과보상 플랜 (performance award plan)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엘론 머스크에게는 추가 매도의 완급조절이 아주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미 이번 주의 주식매각에서도 엘론 머스크는 대량의 주식을 일시에 매도하는 블록세일 (block sale) 대신에 460만 주를 278번에 나누어 매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무래도 엘론 머스크는 테슬라의 진입시점을 기다리는 수많은 투자자들의 애간장을 녹이는 기술이 있는가 보다.
어쨌거나 엘론 머스크는 역시 엘론 머스크다.
우리가 아무리 떠들어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겠지.
* Disclaimer: 주식공작단은 현재 테슬라의 주식을 보유 중임을 밝힌다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며 늘 과격한 수익 내시기 바란다.
이 포스팅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 추천의 글이 아님을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