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주식공작단입니다.
다들 무탈하시고 안녕들하시죠?
네에…저는 유탈하고 안녕치 못했어요….ㅠㅠ
너무 열받고 힘든 지난 두 주 였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중간중간 기록으로 남겨놓기 좋아하는 저도 차마 올릴 기록용 사진이 없을 정도입니다.
#1
지난 5월 12일 금요일이죠.
저의 부하직원 하나가 크~은 사고를 하나치네요.
소위 엔지니어라는 녀석이 제대로 확인도 안하고 기기를 돌려서 대략 10만 달러 정도 샘플을 날려먹었습니다. ㅠㅠ
어쩐지 저 쉑히…요즘 농땡이를 좀 부리더만…내가 저 쉑히를 믿고…ㅠㅠ
내 그럴 줄 알았다.
더더욱 문제는 10만 달러 가량의 샘플을 날렸으니, 기간 내에 주문량을 보내지 못하면…
이것도 제 책임이 되는 겁니다.
#2
이제 회사에서는 날려버린 샘플을 다시 만드려면 빡세게 돌아가야 합니다.
그런데, 그 다음 주 화요일 5월 16일 기어코…
아주 중요한 장비 하나가 고장입니다. ㅠㅠ
제가 그동안 애지중지하며 닦고, 조이고, 기름쳐온 아이인데…
이게 우리 회사에서 제일 비싼 장비인데, 하필 제 부하직원한테 인수인계한 지 얼마 안되서…
아, 저 쉑히가 또…
…이런 의심이 듭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하면 안되죠…ㅠㅠ
얼른 해결법을 찾아야 합니다.
일단은 내일 아침 다시 생각하기로 합니다.
#3
5월 17일 수요일이 되었어요.
아침에 페이스북에 접속을 할 수 없네요?
어차피 페이스북 가끔 가다 헛짓을 하니까 그러려니 하고 잠시 기다립니다.
다시 로그인을 하니 또 비번이 다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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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번 찾기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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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했습니다!
복구용 전번이랑 이메일이랑…ㅠㅠ
아니 나한테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페북 고객센터를 찾으려니까…찾을 수가 없네?
그 흔한 이메일이나 Live Chat이라도 찾으려니까…찾을 수가 없네?
이건 무슨…
내 계정으로 다시 비번 찾기하다가 중간에 정보유출 (compromised) 의심이 있으면 신고를 하랍니다.
눌러봅니다.
신고를 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아니, 이 무슨 신박한 개소리가…
내가 내 페북에 로그인이 안되서 신고를 하려는데, 신고를 하려면 로그인을 해야 한다니…
내가 로그인이 되면 들어가서 고치지 왜 신고를 하겠니?
어찌저지 찾아서 신고는 했는데, 일주일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 연락이 없어요.
사실 거기가 신고하는 데가 맞는지도 잘 모르겠네요.
이렇게 헛소리로 가득하고 고객센터 접속이 어려운 거 보면, 페북은 숏이 아닐까 싶기도…
페북은 숏이다!
암튼, 페북에는 특별한 개인정보는 거의 없고 포스팅이래 봤자 블로그랑 같은거니 날려도 그만이긴 하지만…
이거 가지고 어디가서 ‘화끈한 밤’이니 ‘손실 없는 확실한 투자’니 뭐니 하는 이상한 사이트 링크나 올리고 돌아다닐게 뻔하니 괜시리 욕 먹을 것 같은 게 좀 열받는 정도지요.
#4
같은 5월 17일 수요일, 출근 후에 잠시 온라인 계정들을 살펴보는데…
가지고 있던 메타마스크 (Metamask) 계정도 털렸습니다.
요즘은 트레이딩도 거의 안해서 조금 방심하고 있었더니, 이런 사단이…ㅠㅠ
누구처럼 하나에 몇 십만 달러짜리는 아니지만, 나름 괜찮은 아이들이 주르륵 줄줄 새어나가버렸습니다.
아, 열받아…
최근들어 가장 큰 손실입니다.
그래도 어떻게 하겠어여…일단, 남은거라도 지켜야지.
비번이랑 다른 접속관련 프로토콜을 바꾸어 버렸어요.
그런데 이때 생각을 잘못한게 이렇게 뚫렸으면 새 지갑 하나 파서 그리로 옮겼어야 하는거죠.
블록체인이 안뚫리는 거지, 지갑이 뚫리면 언제든지 다시 열고 들어올 수 있는데 말이죠.
#5
2023년 5월 18일 목요일, 이메일로 무수히 많은 등록확인 이메일이 와있네요.
네에, 페북을 털렸으니 그 이메일로 이런거나 하고 있겠죠…
싸그리 체크해서 스팸으로 보내버립니다.
#6
5월 19일 금요일, 이메일이 하나 왔는데, 제가 이베이에서 $599.99 짜리 가민 (Garmin) GPS를 샀답니다. 허허~
이런 이메을은 믿을 수 없으니 살포시 삭제하고 직접 이베일로 접속합니다.
지난 주문들을 확인해 보니 그런 거 없습니다.
이 쉑히들아, 그런 스팸에는 안속는다…핫핫하~
왜이래, 선수끼리!
열심히 일한 한 주가 지나갑니다.
#7
5월 20일 토요일 새벽에 일어나서 괜히 한 번 지갑을 NFT 지갑을 열어봅니다.
말씀 드렸죠?
지갑은 한 번 뚫리면 다시 들어올 수 있다고…
이것들이 들어와서 괜찮은 애들은 헐값에 팔아서 돈 챙기고, 다른 애들은 한 3~4개 가짜계정으로 그냥 옮겨버렸네요.
지난 번이랑 지금이랑 다 합쳐서 한 3만 불 가량 털렸습니다.
네, 맞습니다.
제 잘못이에요….
#8
내친 김에 은행이랑 신용카드 계좌를 확인해 봅니다.
아마존 페이 (Amazon Pay)로 어디 상점에서 $258.50, $257.00, 그리고 $256.25 짜리 물건을 구입했다네요.
그것도 하나는 저희 집 주소로 해서 누가 보면 하나는 내가, 나머지 두 개는 선물로 보내듯이 말이죠.
당장 카드회사에 전화해서 신고하고 해당 거래는 승인이 취소됩니다.
다행이다…
아침부터 지갑에 남은 NFT 중에서 그나마 쓸만한 애들을 렛저 (Ledger) 하드월렛으로 옮겼습니다. ㅠㅠ
정말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입니다.
그나마 소 잃었는데, 외양간까지 불나서 타버리면…ㅠㅠ
이젠 컴터에 뭔가가 있었구나를 알았습니다.
회사 컴터이긴 하지만, 하도 개인 PC처럼 사용을 했으니…
오랫만에 윈도우를 포맷하고 새로 깔기로 합니다.
어차피 금요일이니 가기 전에 새로 포맷해 놓고 윈도우 다시 깔면 월요일에는 깔끔하게 새걸로 정리만 하면 될테니까요.
#9
5월 21일 일요일입니다.
NFT 지갑…이상무
크레딧 카드…이상무
그런데 이메일에 가민 GPS가 shipping 되었다고 나오네요?
이거 같은 스팸이 자꾸…하면서 그냥 이베이로 접속을 해봅니다.
근데 그거 아시죠?
샀던 물건이나 쳐다봤던 물건들은 관심종목으로 화면에 뜨는거…
바로 저는 쳐다본적도 없던 가민 GPS가 떠 있는거에요.
그래서 사이트를 이리저리 뒤져봤습니다.
그.뤤.뒈!
제 프로파일에 보면 ‘Hide Order’라는 게 있더군요.
내가 산걸 왜 내가 숨기지…하면서 클릭해 보니…
맞습니다.
거기 있더군요.
결국 이베이에 신고했는데, 결재 수단이 잘 모르는 이메일이라 어떤 사람인지 안됐다 싶었어요.
알려주려고 해도 이메일의 맨 앞과 끝만 보여주니 알려줄 수도 없으니…ㅉㅉ
#10
5월 22일 월요일입니다.
이젠 아침에 일어나면 은행, 신용카드, NFT지갑, 이메일 주르륵 한 번씩 돌아가며 확인합니다.
그.뤈.뒈!!
아~ 제 은행에 $599.99가 청구되어 있네요. ㅜㅜ
부랴부랴 은행에 연락을 해서 취소를 시키고 이것저것 물어보니 오래전에 만들어 놓은 페이팔 계정에 은행 정보가 있다는 걸 들었어요.
그래서 또 정신없이 페이팔에 가서 해당 정보 지우고, 계정은 삭제하고…ㅠㅠ
#11
출근하는 길에 갑자기 드는 무서운 생각…
윈도우 포맷할 때 시스템 영역 (C://)만 하는 게 아니라, 데이타 영역 (D://)까지 하진 않았겠지?
근데 다들 아시죠?
왜 슬픈 예감은 틀린적이 없는지…ㅜㅜ
몽땅 날아갔습니다.
아주 깨끗하게 말이죠…
한 30분 영혼이 가출…
가출했던 정신이 돌아와 보니, 예전에 드롭박스에 연결해 놓은 거 생각이 나더군요.
접속해 보니 있어요! 아주 최근 거만 빼고는 거의 80% 이상 복구했네요.
드롭박스는 롱이닷!
#12
회사에서 아직 장비 고치느라 시간이 빡빡하고, 그나마 중간에 남는 시간에는 중요한 사이트들 비번이랑 보안 옵션 바꾸느라 집에 와서는 씻고 밥 먹고 조금 있으면 그냥 골아떨어지네요…
그러다 보니 결국 엔비디어 (NVDA)를 놓쳤어요. ㅜㅜ
제가 처음에 엔비디아를 계획한 건 5월 9일입니다.
당시 NVDA 종가는 $285.71.
제가 계획했던 계획은 상방에 베팅하는 거였어요.
목표주가는 $390.
그동안은 계속 1~2달 전에 어닝플레이를 하다가, 하필 이번에는 주가가 조금이라도 내려가기 기다렸다가 사본다고 1주일 전까지 기다리기로 했던 거였어요.
어쨌거나, 계획대로 했으면 어땠을까 한번 시뮬레이션 해봅니다.
실적발표 1주일 전인 5월 17일 종가는 이미 $301.78로 올라있습니다.
운좋게 $280 근처에서 줍줍을 했으면 좋았겠지만, 만약 그러지 못했어도 이 가격에서 들어갔을겁니다.
2023년 8월 18일 만기인 행사가격 $390의 콜 옵션 매수 포지션은 계약당 약 $400입니다.
아니면 아예 행사가격 $480의 콜 옵션 10계약을 $400에 들어갔을 수도 있고요.
결국, 2023년 5월 24일 장 마감 후, 실적발표에서 아~주 근사한 실적으로 주가가 폭등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날인 2023년 5월 25일 장 시작 $394.68에서 시작을 하게 됩니다.
어닝 플레이였으면, 다음 날 시초가에 매도를 했겠지만 어차피 들어가지도 못한거 금요일인 2023년 5월 26일 종가기준으로 보겠습니다.
만약 행사가격 $390인 콜 옵션을 매수했다면, 계약당 $3,580에 매도할 수 있었을테고, 행사가격 $480이었다면 계약당 $1,048, 10계약이니 $10,480에 매도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뻔히 먹을 수 있었던 트레이딩을 생각도 못하고 지나쳐버렸다는 상실감이란…ㅠㅠ
내 어카운트 해킹해서 날 힘들게 만든 쉐키들 두고두고 복수할꺼야.
걸리기만 해봐라…
나중에 죽을 때에도 쉽게 눈감지 못하게 해주지…
이미 죽었으면 무덤에 말뚝이라도 큰 거 박아주지…
#13
비밀번호도 바꾸고, 2FA (2-Factor Authentication) 등록하는데에만 2주일이 걸렸네요.
그나마도 중요한 은행이나 카드 관련 계정만 바꿨는데 그러네요.
지난 주 토요일인 2023년 5월 27일, 어디서 전화가 오네요.
하지만, 저는 모르는 번호는 받지 않습니다.
그런데, 잠시 후 같은 번호로 또 전화가 오네요.
왠지 전화를 받아야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으로 전화를 받았더니 굉장히 강한 accent을 가진 여자가 절 찾습니다.
우리는 OOOO 인데, 네 여행예약에 대해서 말이야…
아놔…’이걸 그냥 칵~’하면서 일단 받아줍니다.
그래서? 어디 여행이었더라…?
아~ 그래 벨기에? 그런데?
이 여자가 자기도 답답했는지, 처음부터 설명을 하는데 억양이 너무 세서 도무지 알아먹기가…
그러다가 단어 하나가 딱 들리는데…
IHG…
IHG는 인터컨티넨털 호텔, 홀리데이인 호텔 등등의 호텔체인인데, 오래 전에 거기 신용카드를 썼던게 뽝~하고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물어보면서 그 여자 발음이 구리면 철자를 물어보고, 이러면서 이야기 해보니…
제 어카운트에 한 9만 포인트 정도 있었는데, 이번에 해킹으로 털리면서 이것들이 이 포인트로 벨기에 어디 호텔에 예약을 한거였습니다. 그래서 그쪽에서 저한테 문의를 한 건데, 원래 Flemish language 영어발음이 거의 French 저리가라할 정도라서…
결국 이것도 아니라고 하고, 포인트도 돌려받고 비번이니 뭐니 다 바꾸고…난리였습니다.
한 가지 웃긴 거는, 어떤 쉑휘가 제 포인트로 2박 3일을 예약을 하고 실제로 체크인까지 했다는…ㅋ
예약은 제 포인트로 뭔 듣보잡 대륙인민이신 “딩-웬한 (Ding Wenhan)”이라는 쉑히가 했다는데…
이것도 대륙의 스케일인지…중국이 중국했다인가?
결국 나중에 IHG에서 다시 전화가 와서 모든 게 다 원상복귀했다고 하길래, 그럼 벨기에 호텔에 체크인한 것들은 어떻게 하냐고 했더니?
호텔측에서 ‘They took an action’이랍니다.
그런데, 어떻게 내 포인트로 자기가 예약을 하고, 체크인까지?
너희들의 배짱에 건배를!
아마도 정작 해킹해서 털어간 쉑히들은 아닐 것 같고, 포인트로 호텔예약 해준다고 돈 받아 챙긴 거 같은데…
그 와중에 대륙인이 체크인 한 걸 보면, 털어간 쉑히들도 대륙인일 확률 58,000%로 보고 있습니다!
2023년 5월 30일 현재, IHG 사건을 마지막으로 더이상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비번과 로그인 정보를 바꿔야할 게 의외로 산더미네요.ㅠㅠ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 나는 괜찮겠지 하고 생각하지 마세요.
저도 그러고 있다가 이 사단이 난 거니까요.
미리미리 조심하셔서 저처럼 돈 잃고 (NFT), 마음 상하고, 돈 벌 기회 날리고 스트레스 받지 않으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