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편지 한 통을 받았다.
겉봉투에는 ‘중산층 세금 환급 (Middle Class Tax Refund)’라고 써있는데, 요즘 들어 하도 ‘무슨 ‘정부에서 돈을 준다더라’, ‘신청하면 거저먹기다’ 같은 스캠의 대환장 시대라서 별 생각 없이 열어봤는데…
무슨 비자 현금카드가 들어있는거다.
그런데 같이 들어있는 편지를 읽어보니까 이게 왠지 진짜 같단 말이지…
그래서 캘리포니아 주정부 웹사이트 (https://www.ftb.ca.gov/about-ftb/newsroom/middle-class-tax-refund/index.html)에 들어가서 이런게 있나 찾아보니까 있긴 있더라고.
근데 또 아래에는 세금보고하면서 전자보고 (e-File)했으면 통장에 바로 꽂히고, 아닌 경우는 현금카드를 받게된다고 써있는데…
가만있어보자…
우잉? 나는 전자보고를 했는데 현금카드가…?
찾아보니 나는 해당사항이 없어서 이상하긴 한데 이걸 덥썩 물었다가는 호구되기 딱 쉽상이라, 편지에 있는 전화번호를 검색해 보니 이게 실제로 캘리포니아 주정부에서 제공하는 번호인거라!
그.뤠.써!
그 번호로 전화를 해서 어찌저찌 신원확인하고 났더니 진짜 돈이 들어있단다!!!!
이게 그닥 즐거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세금보고에서 가까스로 상위 카테고리가 안되는 바람에 $100은 더 받기는 했지만…
아래 카테고리를 보니, 애가 있으면 $1,050을 받는다고?
이 보쇼들…
애가 없으면 세금도 더 내는 판국에, 애가 있는 사람들한테는 세금환급을 더 해준다고?
이 무슨 신박한 개소리…
지금 상황이 어떤가 생각을 해봐.
일단 물가는 오르지만, 월급이 안오른다는 건 인정.
내 월급도 안오르니까…
그런데 그건 당신과 나같이 열심히 몸빵해서 세금을 내는 부류의 이야기이고…
필자가 다니는 회사에서 사원을 구하고 있거든?
구인공고를 낸지가 작년 2022년 10월 경부터야…
어차피 숙련공이 그닥 필요없어서 신입직원 (entry-level)을 채용하려는 중인데, 우리회사는 4년제 학사니 뭐니 이런거 필요없음.
그냥 고등학교 졸업하고, 영어 할 줄 알고, 간단한 덧셈 뺄셈만 할 줄 알면되는 포지션이지.
그런데, 이 글을 쓰는 2023년 5월 15일 기준으로 아직도 사람을 못구했네?
게다가 다른 중소기업에서 신입직원 채용시에 카운티 (county) 최저임금이 $15.50 근처를 주지만, 우리 회사는 같은 중소기업이긴 하지만 최저임금에서 더 주고 있거든?
그러니 딱히 진학에 뜻이 없는 고졸자들에게는 아주 매력적이란 말이야.
하지만, 그동안 미국 정부에서 하도 돈을 퍼주다 보니 이젠 젊은 친구들이, 생산직에서 일주일에 40시간씩 시간당 최저임금에서 몇 달러 더 받느니 그냥 최저임금 받으면서 일주일에 대~충 알바 뛰는 걸 더 선호하는 상황이야.
이건 우리 회사 뿐 아니라, 우리 회사에 납품하는 회사 사장도 사람 구하기 어렵다고 한탄하고 있음.
한인 타운 나가서 음식점에서 사람들 돈 쓰는 거 보면…
필자가 가끔 LA 가서 사람들 만나고 설렁탕 먹으려고 가보면, 하나에 $80-$90 짜리 요리시켜 먹고 있는 사람들 가득~ 거기에 한 사람당 설렁탕 하나씩 기본으로 두고…
거기 설렁탕 중에서 싼 게 $16 정도니까, 네 명이서 설렁탕 하나씩 먹으면서 갈비찜 같은 거 하나 시켜 먹으면 세금에다가, 팁에다가 다해서 한 $160 정도 지출하는 셈.
이게 무슨 한인들만의 상황이 아니라, 미국인들 잘 가는 대형 쇼핑몰 같은데 가면 주말에는 사람들 미어터짐.
이름 있는 레스토랑은 대기시간만 1시간 넘는 곳 수두룩하고…
쇼핑몰 주차장은 거의 꼬리물기 중이고…
자, 이런 와중에 이런 세금환급은 왜 하지?
과연 이렇게 사람들한테 돈을 주면 그게 과연 소상공인한테 그대로 흘러들어갈까?
그리고 그렇다고 해도, 한쪽에서는 기준금리 올리면서 ‘노빠꾸’를 외치고 있는데, 다른 한 쪽에서는 ‘힘들지? 내가 그 맘 알지~’하면서 이렇게 돈 뿌리면 이게 죽도 밥도 안되는 상황이 되는거 아냐?
지난 주말 동안 월스트리트 저널의 기사를 읽다보니, 미국 의회예산국 (Congressional Budget Office)에서 4월 기준으로 연방정부 세수가 몇 달전 예상보다 약 2,500억 달러 부족하다고 하더만!
물론 세금보고 시한을 10월인가로 연장해 준 바람에 세금이 늦게 걷히는 영향도 있겠지만, 지금 연방 정부 상황이 부채한도 조정이 없으면 미국 정부 채무불이행 (default)이 어쩌고 하는 마당에 왜 이런 짓들을 하는 거냐고?
어차피 부채한도 조정은 통과될 수 밖에 없는 건데, 왜 자꾸 사람들 불안하게 만들고, 연방정부 공무원들 공짜로 휴가를 보내느냐는 말이닷! 그리고 그 휴가비를 왜 내가 낸 세금으로 주는데?
이렇게 미국 연방정부의 지출이 세금이 $3이 걷히면 $4을 쓰는 형국이니 당연히 모자라지…
그걸 필요없는 지출과 과도한 복지를 줄여 메꾸려는 의지없이 그냥 세금만 더 내라고 하니 이게 기분 좋겠냐고….
이런식으로 필요없는 정부 지출은 좀 안해주면 안될까?
정말 부탁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