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트: 마운트곡스 vs FTX

지난 며칠 간 암호화폐 시장은 물론, 주식시장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 (Binance)와 FTX의 사태가 2022년 11월 10일 바이낸스의 FTX 인수철회 선언을 기점으로 영향이 확산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마운트곡스 (Mt.Gox) 라는 이름조차 생소할 것이다.
마운트 곡스는 2007년 일본 도쿄 시부야에서 TCG(Magic The Gathering, MTG) 게임카드 온라인 거래소로 설립한 후, 2010년 7월 비트코인 거래소로 업종을 변경하며 본격적인 암호화폐 거래소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이후 2013년과 2014년에는 전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로 전세계 모든 비트코인 거래의 70% 이상을 처리했다.

하지만 2014년 2월 해킹으로 인해 85만개의 비트코인을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결국 마운트곡스 사이트는 폐쇄되고 회사는 파산을 선언했으며, CEO인 마크 카펠레스가 체포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이와 함게 이 해킹 사건을 계기로 암호화폐가 해킹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폭락한 일련의 연쇄반응이 발생했다.

일단 마운트곡스의 경우는 비즈니스 운영과는 별개로 해킹의 피해였던 게 기본 베이스로 깔려있다. 당시 해킹으로 많은 수의 비트코인이 도난당했고 나중에 25% 정도의 BTC는 회수했다지만 결국 파산까지 내몰렸다. 물론 마운트곡스 자체의 허술한 보안도 문제였지만 주원인은 ‘외부적’이었다는 것이다.


FTX는 2019년 5월 MIT 출신 샘 뱅크만 프리드 (Sam Bankman-Fried))와 개리 왕 (Gary Wang)이 설립한 세계 3위-4위권의 마진거래 암호화폐 거래소이다. 현재 샘 뱅크만 프라이드가 CEO를 맡고있는 FTX는 미국이 아닌 앤티가 바부다(Antigua and Barbuda)에 본사를 두고 운영사는 바하마 국적의 암호화폐 거래소이다. 왜 미국에서 영업하는 기업의 본사가 듣보잡인 앤티가 바부다인지는 왠지 좀…

FTX에서는 마진을 통해 암호화폐의 현물, 선물, 옵션, 레버리지 토큰 등의 파생상품은 물론 테슬라(TSLA), 애플(APPL), 아마존(AMZN), 페이스북(FB) 등의 주식도 토큰화되어 거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여기서 낯익은 단어가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선물, 옵션, 레버리지, 파생상품

다시 말해, 리스크가 높은 [high staking] 거래가 가능한 거래소였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거래를 안하는 사람들도 암호화폐의 변동성이 어마무시하다는 것을 들어 알고있을 것이다.
그런데 거기다가 레버리지를 적용해서 거래를 한다고?

거기다가 FTX는 솔라나 (SOL)와 세럼 (SRM) 토큰에도 투자를 하며 심지어 자체토큰인 FTT까지 발행했다. 문제는 암호화폐 시장이 날개를 달고 날아간다면 모를까 나스닥의 추락과 함께 하락 중인 암호화폐 시장의 상황이 계속되면서 FTX 자체의 유동성이 점점 떨어졌다는 거다.

자세한 대차대조표는 보지 못해서 정확한 수치는 아니지만, 기사를 찾다보니 지난 6월 말 기준 FTX의 자산규모는 146억 달러로 여전히 부채를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란다.

그런데 FTX의 포트폴리오에서 FTT가 차지하는 비중이 36억6000만 달러 상당으로 단일 보유자산 중에선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 FTT 담보물이 21억6000만 달러로 세 번째로 큰 규모라는 거.
다시 말해서 자산의 1/3이 FTT에 몰빵되어 있는 형태.
그 외에도 부채 80억 달러에서 74억 달러가 대출금 형태로 대출을 상환하고 나면 비즈니스 운영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


결국 바이낸스가 FTX의 구세주로 등판해서 인수를 타진했지만, 결국 FTX의 유동성 문제가 바이낸스이 유동성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 2022년 11월 10일 인수를 철회하게 된다. 결국 FTT는 지난 24시간동안 약 -75% 하락, 이틀동안은 -85%, 그리고 사상 최고가 대비로는 -94% 하락해 현재 $3.61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와 함께 불똥이 FTX의 투자를 받았던 솔라나와 세럼에게까지 확대되어 2022년 11월 10일 서부시간 오전 10시 25분 기준으로 솔라나 (SOL)는 11월 6일 종가 $31.05에서 -44.4% 하락한 $17.25에, 세럼 (SRM)도 11월 6일 종가 $0.75에서 -48.50% 하락한 $0.3862에 거래되는 등 알트코인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이번 FTX 사태의 경우는 ‘내부요인’으로 마운트곡스의 사태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는 거다. 애초에 알라메다 리서치와 FTX의 밀월관계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었고, 게다가 마운트곡스 때와는 다르게 소프트뱅크, 타이거 글로벌 (Tiger Global), 세코이아 캐피탈 (Sequoia Capital) 같은 큰 기관투자사들은 물론 온타리오 연기금이나 다른 VC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다는 게 큰 차이점이다.


필자가 보는 관점에서 FTX가 회복하기 어려운 사실 세 가지가 있는데…

  1. FTX 자산을 담보로 했던 FTT 가 이미 바닥을 기고 있고,
  2. 이미 FTX 뱅크런이 발생했고,
  3. 치명적인 출금중단 조치까지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 FTX의 회생은 이미 물건너간 게 아닐까 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투자사 중 한곳인 세코이아 측은 2억 1,350만 달러의 투자금을 이미 전액 손실처리했다고 발표했다.
한 마디로 회생가능성을 0 (zero)로 판단했다는 것.
그렇다고는 해도, FTX 문제가 마운트곡스 사태 때보다는 암호화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UPDATE: ‘제한적’은 개뿔!

최근 공개된 자료들에 따르면, 최대 부채규모가 500억 달러라네…ㅅㅂ
자산규모는 50억 달러.
지난 9월자료랑 지금이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걸 과연 모르고 있었다는 건 말이 안되고, 게다가 고객 예치금 100억 달러 가량까지 유용을 했다니 정말 건너지 말아야 할 강을 건넌지 한참 되었다는 이야기.
그것도 일부러 건넌게 확실.

금요일 파산 신청 이후, 갑자기 해킹되었다고 출금이 다시 중단…
이게 말이되냐? 갑자기…?

정작 문제는 FTX가 결국 파산까지 간다면 가뜩이나 중국쪽 포트폴리오를 줄이고 있는 타이거 글로벌이나 이미 큰 손실을 봤던 세코이아가 추가로 손실을 입게 되고, 이는 다시 주류 투자시장에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는 악영향을 초래해서 암호화폐 시장의 활성화라는 점에서 상당기간 동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한다.

암호화폐 시장은 나스닥 시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금처럼 기준금리가 오르고 있는 상황에다가, 인플레이션 뿐만 아니라 경기침체까지 언급되고 있어 빠른 시간내에 나스닥의 회복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와중에 소프트뱅크나 타이거 글로벌, 세코이아 캐피탈 같은 곳이 손실을 입는다면 암호화폐 시장의 불확실성이 급증하는 건 당연한 수순.
이런 된장….쓰면서 걱정된다는…ㅠ

따라서 다시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가 회복할 때까지 암호화폐 시장도 춥고 배고픈 시간이 어느 정도 지속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오늘 차트를 보면 소폭 반등하는 걸로 보이지만 역시 과매도에 의한 기술적 반등일 꺼라고 보는데…
만약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이렇게 큰 폭의 하락이 있을 때마다 소량씩 분할매수해 놓는 것도 좋지 않을까 계획 중임.

그냥 거시적인 관점에서 저의 뇌피셜이니 참고만 하시라…


ALWAYS DYOR-N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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